지난해 동기 4174억원 比 67%↑
광주 붕괴사고로 아이파크 브랜드 이미지 타격
파격적인 수주조건으로 실적 쌓아

건설업계는 지난해 전국 각지에서 도시정비사업(이하 정비사업) 수주 각축전을 벌였다. 해외건설 시장이 위축한 데다 재건축·재개발을 비롯해 리모델링 수요가 늘면서 정비사업이 호황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다수의 대형 건설사들이 정비사업 수주액 ‘5조 클럽’과 ‘4조 클럽’에 가입했다. 일부 건설사들은 창사 이래 최대 수주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액은 천차만별이다. 건설 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정비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고 여기에 사업성이 좋고 규모가 큰 정비사업지도 많지 않아 건설사들이 선별수주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올해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 행보를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사진-HDC현대산업개발)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사진-HDC현대산업개발)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은 올해 상반기 정비사업 분야에서 2개 사업을 수주해 선방했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산이 올해 상반기 정비사업에서 신규 수주한 사업은 경기 안양 관양현대 아파트 재건축 사업(2월)과 서울 노원 월계동신 아파트 재건축 사업(2월)이다. 상반기 누적 수주액은 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4174억원 대비 67% 증가했다.

관양현대 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경기도 안양시 일대 6만2557㎡ 부지에 지하 3층~지상 32층, 공동주택 15개 동 1305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4174억원 규모다.

월계동신 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서울 노원구 월계동 436번지 일대에 지하 4층~지상 최고 25층, 공동주택 14개 동 1070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2826억원 규모다.

지난해(학동 4구역 재개발)와 올해(화정 아이파크) 광주에서 발생한 2건의 붕괴사고로 신뢰도가 실추하며 아이파크 브랜드 이미지가 심각한 타격을 받았지만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 수주실적을 쌓았다.

실제 현산은 관양현대 아파트 조합에 △사업추진비 가구당 7000만원 △일반분양가 평당 4800만원 100% 보장 △안전결함 30년 보증 보장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한 2조원 조달 등을 약속했다.

월계동신 아파트 재건축 조합에는 대물변제 100%와 사업 촉진 비 4500억원 지원, 하자보수 기간 30년 연장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또한 △일반 분양가 일대 최고 수준 △조합원 분양가 인하 △물가상승, 난공 상황에서도 공사비 미인상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격적인 수주조건 이외에도 사업지에 공을 들인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관양현대 아파트 수주에서는 유병규 전 대표이사 사장이 자필 사과문을 작성하기도 했으며 '죽을 각오로 다시 뛰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현산이 조합에 내건 조건이 무리한 조건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현산이 광주 붕괴사고 발생으로 장기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될 수 있어 수익성을 포기한 출혈 경쟁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영업 정지 기간에는 기존 체결된 계약과 공사 등은 이어갈 수 있지만 신규 수주와 영업 활동 등은 금지되기 때문이다. 

현산은 현재 서울시가 내린 '영업정지 8개월'(학동 4구역 붕괴사고) 처분을 지난 4월 일시 중단하라는 법원 결정에 따라 당분간 사업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에 대한 처분도 남아 있다. 서울시는 현산에 대해 1년 영업정지 또는 등록말소 처분을 오는 9월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현산은 시공권 방어에 힘쓰고 있다. 현산은 서울 송파구 잠실 진주아파트를 비롯해 서울 강북구 미아4구역 재건축, 서울 동대문구 이문3구역 재개발, 서울 노원구 상계1구역 재개발, 울산 남구B-07구역 재개발,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등의 시공권을 사수했다. 다만 시공권도 많이 잃었다. 올해 상반기 7건의 시공 계약이 해지됐다.

현산 관계자는 “신뢰를 보여주신 조합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사업이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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