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MMR 시장 정조준
원전해체, 연구용원자로 등 사업영역 확장
사업 전담조직 신설

건설사들이 원전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동안 건설업계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기조로 인해 원전 사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친원전을 선언하면서 원전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열풍으로 원전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원전 사업에 관심을 가진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원전사업 행보를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사진-현대엔지니어링)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사진-현대엔지니어링)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소형모듈원전 분야에서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MR(소형모듈원자로) 및 MMR(초소형모듈원자로) 사업에 주력해 탄소중립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원전해체 및 연구용원자로 사업에도 적극 나서 사업영역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6월 미국 에너지기업 USNC(Ultra Safe Nuclear Corp)와 캐나다 초크리버 MMR 실증사업의 상세설계 계약을 체결했다.

캐나다 초크리버 MMR 실증사업은 현대엔지니어링이 미국 USNC와 캐나다 건설회사 PCL, 캐나다 엔지니어링회사 HATCH와 함께 캐나다 온타리오주 초크리버(Chalk River) 원자력연구소 부지에 고온가스로(High Temperature Gas-cooled Reactor, HTGR) 기반의 5MWe(메가와트)급 MMR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현대엔지니어링과 USNC는 이 실증 플랜트 건설을 본격화해 오는 2026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USNC가 개발한 4세대 초고온가스로 MMR은 삼중 코팅된 핵연료에 마이크로 캡슐화를 적용해 섭씨 1800도에서도 방사성 물질 누출의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초크리버 MMR 사업을 기반으로 오는 2029년까지 캐나다와 미국, 폴란드 등지에서 MMR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기술 고도화를 통해 기존 MMR보다 온도와 출력을 월등히 높인 'MMR++'(가칭) 개발에 나서 수소 대량생산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한 이번 초고온가스로 MMR 실증 사업을 통해 소형원전시장의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SMR건설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캐나다 앨버타주(州)정부, 캘거리 대학교, CKBC 등과 함께 소듐냉각고속로(Sodium-cooled Fast Reactor, SFR) 기술을 활용해 캐나다 앨버타주에 100MWe급 SMR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SFR은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 금속연료를 사용해 경수로 대비 높은 출력밀도를 낼 수 있으며, 장주기 운전이 가능하다. 또한, 사용후핵연료 발생량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어 최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도 주목하고 있는 차세대 원전 기술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소형모듈원전은 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축으로 각광받고 있는 분야”라며 “기술력, 사업수행 역량 모두에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함으로써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고 친환경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한 ESG경영 확대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원전해체, 연구용원자로, 핵연료 제조시설 사업에도 나서 사업영역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컨설팅업체 베이츠화이트에 따르면 원전 해체시장은 오는 2050년까지 20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유망 사업분야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중장기적으로 폐로를 앞두고 있는 국내 노후원전 해체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연구용원자로 부문에서는 네덜란드 오이스터 연구용원자로 수행 경험을 토대로 남아프리카공화국, 방글라데시, 태국, 케냐 등 다양한 국가에서 추진하고 있는 연구용원자로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핵연료 제조시설 분야에서는 국내 핵연료 제조시설에 대한 설계 실적 및 노하우를 기반으로 원자력발전소 핵연료 공급을 위한 핵연료 제조시설 EPC사업 수주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5월 기존 팀 단위 조직이었던 원자력부문을 ‘원자력사업실’로 격상해 원자력 사업을 전담하는 별도의 전문 조직을 신설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기존 원자력 분야 인력에 설계 인력을 보강하고 외부 전문 인력 영입까지 더해 원자력 영업∙수행 전담조직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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