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4만1604가구 전월보다 27.1% 증가
올해 3분기 전국 평균 청약 경쟁률 4.21대 1로 급락
연말 밀어내기 분양 본격화...미분양 주택 더 늘어날 듯

최근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빙하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금리 인상, 대출규제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각종 지표가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 대책을 내놨지만 실제로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본지는 현재 부동산 시장의 상황과 정부의 대책을 짚어본다.<편집자 주>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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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급격한 금리인상의 여파로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명 수도권 브랜드 아파트들조차도 실수요자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다.

15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9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4만1604가구로 전월보다 27.1%(8882가구) 증가했다. 

월별 미분양 증가 폭으로는 2015년 11월(54.3%) 이후 6년 10개월 만에 가장 크다. 특히 지난해 동월 1만3842가구와 비교하면 3배 넘게 늘어났다.

수도권의 미분양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9월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7831가구로 한 달 만에 55.9%(2801가구)나 증가했다. 특히 경기도 미분양 물량은 5553가구로 74.6%(2373가구) 급증했다. 인천(1541가구)과 서울(719가구)도 전월 대비 각각 26.1%, 17.9%씩 늘었다.

청약 경쟁률도 급락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국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4.21대 1로 2017년 2분기(9.06대 1) 이후 5년여 만에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수도권에서 대형 건설사가 분양하는 브랜드 아파트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무순위 청약에서도 대거 미달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5일 총 508가구 규모로 진행된 경기 의왕시 '인덕원자이SK뷰' 무순위 청약에는 6명만 청약에 나섰다. 이 단지는 앞서 5.6대1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지만, 이후 절반이 넘는 508가구가 미계약으로 남으면서 대규모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현재 이단지는 502가구에 대한 선착순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 안양시 '평촌 두산위브 더 프라임'도 전체 178가구 중 111가구가 미계약으로 남았고, 무순위 청약으로 128가구를 모집한 경기 화성시 '화성 봉담자이 라젠느'는 30건만 접수됐다. 

수도권 아파트 미계약 속출은 통계에서도 잘 나타난다.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11월(이하 11월은 10일까지·청약접수일 기준) 사이 수도권에서 무순위 청약으로 나온 아파트 미계약 물량은 7363가구로, 전년 동기 2698가구 대비 2.7배 증가했다.

미분양 물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내년 분양시장이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 건설사들이 ‘밀어내기 분양’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정보서비스 업체 직방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69개 단지, 총 5만 2678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일반분양은 4만 2096가구다. 지난해 동기 대비 전체 분양물량은 1만 8264가구(53%), 일반분양은 1만 1626가구(38%) 늘었다.

권지혜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원은 “그동안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뤄온 분양 일정이 집중될 경우 미분양 물량 전망이 더욱 증가할 수도 있어 이에 대한 적절한 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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