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높은 대출 규제·금리 인상으로 매수심리 위축
금리 인상 기조 당분간 계속될 듯...내년까지 하락세 지속

최근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빙하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금리 인상, 대출규제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각종 지표가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 대책을 내놨지만 실제로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본지는 현재 부동산 시장의 상황과 정부의 대책을 짚어본다.<편집자 주>

위 사진은 기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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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매수심리 위축으로 주택 시장이 역대급 거래절벽에 빠지면서 집값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9월 전국 주택 매매건수는 3만2403건으로 전년 동월 8만1631건보다 60.3% 줄었다.

1월부터 9월까지 누적물량 기준으로도 올해는 41만7794건으로 전년 동기 81만8948건 대비 49,0%감소했다. 반토막이 난 셈이다.

강도 높은 대출 규제와 큰 폭의 금리 인상 등이 맞물리면서 주택 매수세가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지난해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 누적도 매수세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주택매수심리 위축은 통계에서도 잘 나타난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가 발표한 10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결과를 보면, 10월 전국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83.5로, 전월보다 6.3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2011년 7월 해당 통계 집계 이후 최저치다.

집값도 하락세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의 10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10월 전국 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77% 하락해 9월(-0.49%)보다 하락폭이 확대됐다. 이는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2월(-0.78%)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서울(-0.81%)의 하락 폭도 전월(-0.47%)에 비해 낙폭이 커졌다. 수도권(-0.64%→-1.02%), 5대 광역시(-0.64%→-0.88%), 8개도(-0.15%→-0.33%), 세종(-1.37%→-1.48%) 등 전국 지역의 하락세가 심화됐다.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주택시장 한파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오는 24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재 3%인 기준금리를 3.25~3.5%로 0.25~0.5%포인트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계속해서 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있어 이 같은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이달 초 ‘2023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수도권 2.0%, 지방 3.0% 등 평균 2.5%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산연의 올해 집값 하락률 추정치인 -1.8%보다 낙폭이 더 커지는 셈이다. 

건산연은 “절대적인 주택 가격 수준이 높은 데다 고금리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가격에 하방압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들도 내년 주택시장이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동산R114가 10월 31일부터 11월 14일까지 15일간 전국 1738명을 대상으로 2023년 상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5.36%가 주택 매매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지난 2008년부터 약 15년 동안 관련 조사를 진행한 이래 하락 전망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며 “직전 조사 결과와 비교해도 상승 응답 비중이 급격하게 줄었고, 하락 응답은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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