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부영 회장.

[일요경제=하수은/손정호 기자] '최순실 게이트'의 중심에는 미르‧K스포츠재단이라는 정경유착의 고리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 주말 두 재단에 수십에서 수백억원의 출연금을 낸 삼성, 현대차 등 대기업 총수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돼 돈을 낸 경위와 대가성 여부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이런 가운데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사랑으로' 아파트 브랜드로 유명한 부영의 이중근 회장이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상대로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겨례>에 따르면 검찰에 제출된 재단 관계자의 서면 진술서에서 부영이 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 및 추가 금품 지원 논의와 세무 청탁 간에 대가성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이 매체는 ‘부영 면담 건’으로 표현된 A4 용지 한장짜리 진술서를 보면 이 회장이 김시병 부영 사장과 함께 지난 2월26일 오전 10시40분경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비즈니스룸 8호실에서 안 전 수석을 만나 주고받은 얘기가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당시 재단에서 작성한 회의록는 이 회장이 “지금 부영이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데, 억울한 점이 있으니 좀 도와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는 것.

검찰은 재단 관계자의 진술서를 토대로 이중근 회장과 회사 관계자 등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같은 세무조사 청탁 의혹이 불거졌을 때만 해도 부영 측은 이 회장과 안 전 수석의 만남 자체를 부인했었다. 하지만 지난 12일과 17일 두 차례에 걸쳐 김시병 사장이 검찰에 불려가 강도 높은 조사를 받자 뒤 늦게 두 사람이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부영 측은 여전히 세무조사 청탁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다.

부영 관계자는 <일요경제>와의 전화 통화에서 "검찰 조사 내용은 뭐라고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그것에 대해서는 뭐라고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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