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호텔롯데 상장, 일본 롯데 지분율 낮추고 한국 롯데 독립적 구조 운영 가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여소야대 정국 강화로 경제민주화법의 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이 지배구조 변환의 출발로 일본 롯데 지주사 격인 광윤사와 롯데홀딩스 지분율이 낮은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10일 하이투자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경제민주화 법안 통과 가능성 증대’ 보고서를 통해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겪은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2015년 8월 대국민 사과문으로 한국 롯데의 실질적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를 상장하고 416개에 달하는 순환출자 고리를 80% 이상 해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실제 신동빈 회장은 롯데건설이 보유 중이던 롯데제과 지분 1.3%를 매입해 기존 순환출자 고리 416개 중 140개를 해소하고, 호텔롯데가 롯데알미늄과 대홍기획, 한국후지필름 지분을 확대해 남아있던 순환출자 고리 276개 중 209개를 해소해 총 349개(83.9%)를 해결했다는 것.

이상헌 연구원은 “순환출자 고리 일부 해소 후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했지만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와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으로 검찰 수사가 시작돼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며 “한국 롯데의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 지분 대부분을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어서 호텔롯데가 상장되면 일본 롯데 계열사라는 비난을 피할 수 있고 신동빈 회장이 지배구조 변환을 주도해 한국 롯데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은 “호텔롯데 상장은 일본 롯데의 지분율을 낮추고 한국 롯데를 독립적 구조로 운영하기 위한 지배구조 변환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로 나뉘는데, 일본 롯데의 지주사인 롯데홀딩스가 한국 롯데의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19.1%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홀딩스는 신격호 회장 일가의 가족사인 광윤사가 28.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광윤사는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50.0%, 신동빈 회장 33.8%, 신격호 총괄회장의 부인인 시게미쓰 하츠코 10.0%, 신격호 회장 0.8%, 기타 5.4% 등이다.

이 연구원은 “호텔롯데 주주는 롯데홀딩스 19.1%를 비롯해 L4 15.6%, L9 10.4%, L7 9.4%, L1 8.6%, L8 5.8%, 광윤사 5.5%, L10 4.4%, L12 4.2%, L6 4.0%, L5 3.6%, L11 3.3%, L2 3.3%, 패미리 2.1%, 자사주 0.2%, 부산롯데호텔 0.6% 등”이라며 “작년 6월 호텔롯데 상장 추진 당시 L4가 보유주식수 15.7% 등을 구주매출할 계획이었는데, 이렇게 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이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광윤사를 시작으로 롯데홀딩스를 거쳐 호텔롯데를 지배하는 L투자사들의 지분율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 연구원은 신동빈 회장의 롯데홀딩스 지분이 1.4%로 신동주 전 부회장(1.6%)보다 적고 광윤사 지분도 더 낮지만 종업원지주회와 공영회, 임원지주회 등 롯데홀딩스 주주들의 지지를 받아 경영권을 확보한 것이라며, 신동빈 회장이 한국 롯데의 확실한 오너가 되기 위해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의 지배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동빈 회장이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의 주식을 취득해 L 투자사들을 통해 호텔롯데를 지배하거나 L 투자사들이 보유 중인 호텔롯데 지분을 직접 매입하는 방법이 있다”며 “인수방법은 신동빈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 재벌 대기업 중 순환출자 구조가 가장 복잡한 롯데그룹이 향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호텔롯데뿐만 아니라 세븐일레븐과 롯데정보통신, 롯데리아 등의 상장도 추진할 가능성이 있으며, 신동빈 회장이 롯데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 지분 31%를 확보할 수 있으면 롯데홀딩스와 호텔롯데의 지배력을 동시가 강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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