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부동산 거래절벽 원인...수요자 매수심리 위축
재건축 단지 밀집 지역 가격 하락 폭 클 것

부동산 시장에 겨울이 찾아왔다. 금리 인상, 대출규제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주택시장거래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고 집값은 연일 저점을 경신하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별 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본지는 부동산 전문가들과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현재 부동산 시장을 진단하고 내년 상황을 전망해 본다. <편집자 주>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사진-이현주 기자)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사진-이현주 기자)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내년 주택 시장은 상반기까지 침체가 예상됩니다. 최대 변수는 금리 인상보다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 속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서초구 HDC랩스타워에서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연구원은 현재 부동산 거래절벽의 원인으로 수요자의 매수심리 위축을 지목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의 아파트 매매 누적 거래량(1~10월)은 26만2084건으로 전년 동기 59만7557건보다 56.1% 감소했다. 

윤 연구원은 “급격한 금리인상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규제, 급등했던 가격에 대한 저항감 등으로 현재 수요가 매우 위축된 상태”라며 “주택 시장이 거래절벽에 빠지면서 집값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는 집갑 하락 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반기에는 급매물이 다소 소진되면서 정체 국면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내년 부동산 시장에 최대변수로 금리인상보다 정부의 규제완화 속도를 꼽았다.

윤 연구원은 “올해 급격한 인상으로 금리가 부동산 시장을 지배한 이슈가 됐지만 내년에도 그럴지는 회의적”이라며 “한국은행이 최근 최종 금리가 3.5%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올해만큼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현재 부동산 경착륙을 막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만큼 정부 정책이 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윤 연구원은 내년 가격 하락 폭이 클 지역으로 재건축 단지들이 밀집한 곳들을 뽑았다. 다만 올해 하락 폭이 컸던 노··강(노원·도봉·강북구), GTX 호재가 있었던 경기·인천 지역은 상대적으로 선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가격 부담감이 큰 지역일수록 수요 위축이 강하다. 특히 재건축이 몰려 있는 강남 권역이나 여의도, 영등포, 용산 등이 하락 폭이 클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집값 상승기 급등했다가 최근 가격이 많이 빠진 노··강, GTX 호재가 있었던 경기·인천 지역, 세종은 가격 하락이 컸던 만큼 내년에는 가격 하락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윤 연구원은 내년 분양시장과 관련해 분양가상한제(분상제)가 적용돼, 가격 경쟁력이 있는 공공분양 아파트는 여전히 수요자들의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양업계에서는 최근 기대를 모았던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성북구 장위자이 레디언트(장위4구역 재개발) 등이 기대에 못 미치는 청약 성적표를 받자 내년 분양시장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는 “현재 분양시장이 침체됐다고 하지만 정상적으로 돌아온 것으로 보고 있다"며 "최근 2년간의 묻지마 청약에서 다시 선별청약의 시기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분상제가 적용돼, 가격 경쟁력이 있는 공공분양 아파트는 여전히 수요자들의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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