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대구 하락 폭 클 것
올해보다 늘어나는 입주물량...전셋값도 하락

부동산 시장에 겨울이 찾아왔다. 금리 인상, 대출규제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주택시장거래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고 집값은 연일 저점을 경신하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별 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본지는 부동산 전문가들과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현재 부동산 시장을 진단하고 내년 상황을 전망해 본다. <편집자 주>

양지영 R&C 연구소 양지영 소장.(사진-양지영 R&C 연구소)
양지영 R&C 연구소 양지영 소장.(사진-양지영 R&C 연구소)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내년 주택시장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하락세가 예상됩니다. 상반기 하락 폭이 더 커질 수 있으나 하반기에는 공시가 현실화, 세제 완화 등이 반영되어 반짝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양지영 R&C 연구소 양지영 소장은 29일 본지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양 소장은 현재 주택시장 침체 원인과 관련해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과 집값 급등에 대한 피로감이 맞물리면서 매수세가 급감한 것을 지목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셋째 주(19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1.0을 기록했다. 부동산원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2012년 7월 이후 최저치로, 3주 연속 역대 최저를 경신하고 있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서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양 소장은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과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에 따른 물가상승으로 기준금리 단기간 가파르게 오르면서 대출이자 부담이 증가해 집값이 하락기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크게 거시경제, 금리, 공급 등 3가지로 들 수 있는데 현재는 거시경제 불안, 금리인상에 따라 가격 조정이 이뤄지고 있지만, 앞으로 공급이 맞물리는 시점에는 더 큰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 소장은 최근 정부가 안전진단 규제를 완화하면서 재건축 3대 대못 규제가 모두 완화된 것과 관련해 재건축이 활성화될 것으로 진단했다.

양 소장은 “재건축 규제 완화로 인해 강남권을 비롯해 목동, 상계동 등을 중심으로 재건축 사업 탄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서울시의 재건축 신통기획 사업과 맞물려 수혜단지의 사업 탄력과 그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양 소장은 내년 주택 매매시장과 관련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내년에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하락세가 예상된다”며 “상반기 하락 폭은 더 커질 수 있으나 하반기에는 공시가 현실화, 세제 완화 등이 반영되어 반짝 반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내년보다는 그 이후가 더 큰 문제”라며 “정부의 공급대책과 서울시의 신통기획 등에 따른 공급대책이 입주물량으로 반영되는 시기에는 올해와 내년에 비해 더 큰 하락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 소장은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질 곳으로 인천과 대구를 꼽았다.

양 소장은 “그동안의 주택공급량과 입주물량, 미분양을 감안하면 인천과 대구는 내년에는 2000년 조사 이래 최다 물량이 예정되어 있어 밝게 전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전세 시장과 관련해서는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 전세수요가 많이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보다 늘어나는 입주물량으로 전세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아파트 입주물량은 35만2031가구로 올해 33만2560가구보다 1만9471가구 많다.

양 소장은 내년 분양시장이 침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양 소장은 “과거에도 보면 타워팰리스, 반포자이 등 입지가 뛰어난 단지여도 전체 시장 분위기를 거스르지 못하고 미분양이 됐다”며 “금리인상 등 부담이 큰 상황에서 아무리 뛰어난 입지여도 나 홀로 강세를 가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입지, 분양가, 상품 등을 모두 갖춘 단지라면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양 소장은 마지막으로 내집마련을 준비하는 실수요자에게 대외 환경 변화를 잘 살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 소장은 “내년 부동산 시장은 ‘묘서동처’(猫鼠同處) 즉,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는 형국으로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악재와 정부의 부동산 연착륙을 위한 세제·대출규제 완화 등의 호재가 함께하는 시장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상황에서는 단 호재만 보고 급하게 덤벼들기보다는 시장 상황, 추가적인 변수 등을 확인하면서 느긋하게 매수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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