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딸 정유라, 팀 삼성에 승마장 200억 지원 의혹 증폭
삼성 6개 계열사 통해 미르·K스포츠재단 204억 기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27일 등기이사로 선임된다.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후 최순실 게이트와 갤럭시 노트7 단종 사건 등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재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일요경제, 손정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 부회장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최순실 씨 딸에 대한 지원 의혹과 갤럭시 노트7 단종으로 인한 실적 악화 등 악재를 슬기롭게 넘길 수 있을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을 둘러싼 악재들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향후 그룹 승계 과정과 미래 경영플랜 진척, 오너 일가의 지배권 강화 등이 가늠될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오는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되면 삼성전자 이사회의 공식일원으로 공개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며 경영 성과에 따른 법적 책임도 지게 된다. 삼성그룹의 3세대 승계가 본격화되는 것.

27일 임시 주총은 지난달 12일 공시됐는데, 이날 임시주총에서는 비주력 사업으로 판단해온 삼성전자의 프린팅솔루션 사업부를 HP에 분할 매각하는 안건도 상정된다. 

이후 삼성그룹은 오는 11월 삼성물산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공개(IPO)와 삼성중공업의 유상증자 등 사업재편과 지배구조 변화를 위한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14년 후 이재용 부회장은 실질적인 삼성그룹의 의사 결정권자로 활동했지만 현재 그룹 전 계열사 내 등기이사직을 맡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필연적 수순”이라며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가 아닌 10월 임시주총을 통해 서두르는 건 갤럭시 노트7 배터리 문제가 불거져 책임경영 의지를 밝히는 차원”이라고 해석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해결할 숙제 산적, 최순실 게이트 대응은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오를 이재용 부회장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들 중 첫 번째로 꼽히는 건 최순실 게이트다. 

최순실 씨는 박근혜 대통령을 수년간 보좌해온 최측근 비선 실세인 정윤회 씨의 전 부인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통해 대기업에서 수백억 원을 모금한 의혹을 받고 있다.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경우 두 재단을 통해 모금한 자금으로 승마 교육을 받았으며 이화여대에 부정 입학했다는 의혹으로 어머니와 함께 독일에 체류 중이다.

지난 23일 국제승마연맹(FEI) 홈페이지 선수 소개 프로필에 정유라 씨는 소속팀이 ‘Team SAMSUNG : KOREA’라고 명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정유라 씨는 ‘그녀의 아버지 정윤회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조력자로 일해왔다(Her father Jeong Yun-Hoe has served as an aide to Park Geun-Hye, president of the Republic of Korea)’고 소개돼 있다. 현재 이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

아울러 정유라 씨가 작년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머물렀던 독일 예거호프승마장 관계자는 국내 언론에 계약 당시 삼성이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대비해 승마선수를 육성하기 위해 2000만 유로를 투자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한화 200억 원 규모다.

삼성의 정유라 씨 승마 지원 의혹은 현재 대한승마협회 회장이 작년 3월부터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라서 더 증폭되고 있다. 현재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가 부회장, 김문수 부장이 총무이사를 맡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1990년대 승마 국가대표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이와 관련 이행자 국민의당 대변인은 21일 “대통령을 보좌했던 정윤회의 딸 정유라가 국제승마연맹 홈페이지에 아버지 정윤회 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고 자신이 삼성 소속임을 밝혔다”며 “아버지가 대통령을 보좌했기에 대기업은 800억 원의 기금을 조성해 정유라에게 80억 원을 지원하고, 한 달에 1억여 원의 호화 훈련비용을 지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요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삼성전자 박상진 사장이 대한승마협회 회장인 것은 맞지만 최순실 씨의 딸인 정유라 씨의 승마비용을 지원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며 “삼성전자에는 2010년 이후 승마 지원 예산이 없고 사회공헌 차원의 재활 승마 비용만 남아있다”고 해명했다.

삼성그룹은 6개 계열사를 통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총 204억 원을 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표=박영선 의원실 제공)

또한 삼성그룹은 6개 계열사를 통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총 204억 원을 기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의하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미르재단에 각각 60억 원과 15억 원을 기부했다. 삼성화재는 미르재단에 25억 원, K스포츠재단에 29억 원, 삼성생명은 두 재단에 각각 25억 원과 30억 원을 기부했다. 제일기획과 에스원은 K스포츠재단에 각각 10억 원씩을 기부했다.

두 재단에 거액을 기부한 삼성전자는 전년대비 작년 당기순이익이 2조3533억 원, 삼성화재는 139억 원, 삼성생명은 471억 원, 제일기획은 279억 원 감소해 경영상황이 악화됐다. 또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수십억 원을 기부한 삼성그룹 계열사 중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은 그룹 공익재단에는 한 푼도 기부하지 않았으며, 제일기획과 에스원은 절반만 기부했다.

아울러 삼성그룹의 9개 공익재단 중 작년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기부금보다 많이 모금한 곳은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삼성복지재단 3곳에 불과했다. 삼성의료재단과 제일의료원재단 제일병원은 수입이 0원이었고, 글로벌투게더음성 5000만원, 삼성꿈장학재단은 15억9000만원, 삼성언론재단 27억 원, 호암재단 50억 원 등에 머물렀다.

삼성생명의 경우에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주주비용으로 55억 원을 기부한 사실을 인정했다.

지난 13일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박용진 의원은 김남수 삼성생명 부사장에게 “미르재단에 25억 원, K스포츠재단에 30억 원을 기부한 사실이 있냐”고 질문했다. 김 부사장은 “기부금은 영업외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2013년 보험업 감독규정에 따라 영업외비용으로 처리하고, 이것은 주주비용으로 처리하도록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일요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두 재단에 55억 원을 기부한 건 사실로 알고 있지만 왜 기부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고 말을 아꼈다. 

◇ 갤럭시 노트7 단종,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내년까지 타격 전망

갤럭시 노트7 발화 문제로 단종을 결정한 삼성전자는 하루 만에 정정 공시를 통해 영업이익을 2조6000억 원이나 낮게 수정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에서 ‘어닝 쇼크’로 돌아섰다.

13일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정정공시를 통해 매출 47조원, 영업이익 5조2000억 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하루 전에 비해 각각 2조원, 2조6000억 원 줄어든 수치다. 삼성전자의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9.06%, -29.63%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갤럭시 노트7의 단종 비용을 3조8000억 원으로 추정했다. 기존 리콜비용 1조2000억 원과 단종에 따른 이익 감소 2조6000억 원을 합산한 것.

삼성전자의 IM(스마트폰) 부문 영업이익은 2조8000억 원에서 2000억 원으로 하향된 것으로 추정되며, 4분기에도 갤럭시 노트7의 판매 기회손실비용 영향으로 IM 부문 실적 약세가 전망되고 있다.

지난 19일 유안타증권 이재윤 연구원은 “삼성전자 IM사업부의 내년 영업이익은 8조1000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 줄어들 것으로 추정한다”며 “갤럭시노트 시리즈 부재와 내년 하반기 애플 아이폰의 공격적인 스펙 경쟁을 반영한 보수적인 수치”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작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했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이번에는 삼성전자의 주식을 매입해, 삼성전자의 인적분할과 지주사 전환, 30조 원의 현금배당 등을 요구한 것에 대한 대응도 등기이사 이 부회장의 경영판단을 시험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하청업체 문제와 관련해서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3차 하청업체에서 일하던 노동자 7명이 실명한 사건이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해 피해자들과 노동건강연대는 삼성전자에 법적 책임은 없지만 값싸고 위험한 메탄올 대신 에탄올을 사용하는 공장과만 거래하도록 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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