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삼성그룹 본관 임시주주총회 열리던 시각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퍼포먼스

[일요경제] 27일 오전 열린 삼성전자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하지만 최근 갤럭시 노트7 단종 사태와 일명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 등 악재가 잇따르면서 이 부회장의 앞날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날 주총은 이 부회장이 불참한 가운데 열렸으며, 주총이 열린 서울 서초구 삼성그룹 본사 앞에서는 일부 주주들과 시민사회단체 등이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 노동건강연대 등은 오전 9시 삼성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섬임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방송통신대 조승현 교수는 ‘삼성 3대 세습 왜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반대하는 이유를 밝혔다.

조 교수는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직업병을 얻은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하지 않고 있다”며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을 규탄했다.

이어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 박성주 씨는 삼성의 무노조 경영방식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정부 권력 실세들에게 돈을 줘놓고 경영위기라는 이유로 근로자의 급여를 삭감한다”며 “삼성 근로자가 불이익을 받고도 멍하니 있을 수밖에 없는 현실은 삼성이 무노조 경영을 지속한 탓이다”고 꼬집었다.

삼성 반도체 LCD 공장에서 6년간 일하다 뇌종양에 걸려 수술 후 장애 1급 판정을 받은 한혜경 씨의 어머니 김시녀 씨의 발언도 이어졌다.

그는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돌아가신 고 황유미 씨 아버지에겐 100만 원짜리 수표 다섯 장 주더니, 이건희(삼성전자 회장)는 화대로 500만원을 순식간에 쓰더라”며 “많은 피해자를 외면하고 등기이사에 오르려는 이재용은 법적으로 구속돼야 한다”고 성토했다.

반올림 이종란 활동가는 “끝까지 유해물질로 의심받는 화학물질 정보를 영업비밀로 부치는 삼성에 대항해, 산업재해로 인정받기 위해선 피해자가 직접 증명해야 한다”며 “힘 없는 노동자가 어떻게 증명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들이 증명할 수 있는 건 피해자가 서로 증인이 되어 작업환경, 화학물질 노출 정도를 법정에서 진술할 수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 후엔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이들은 이재용 부회장, 박근혜 대통령, 정권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의 가면을 쓰고 죽어가는 삼성 반도체 공장 노동자들 위로 돈을 주고받는 장면을 연출했다.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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