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야근.주말 근무 없애고 '근무시간 조정' 등 탄력근무제도 도입

넷마블게임즈의 수장인 방준혁 의장.

[일요경제=하수은 기자] 게임개발자연대(이하 게임연대)는 9일 ‘넷마블 노동자의 돌연사, 우연인가 필연인가?’란 주제로 게임산업 노동환경 실태와 개선과제와 관련해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토론회는 이날 오전 10시30분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게임연대가 이같은 토론회를 개최하게 된 주요 배경은 모바일 게임개발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열악한 근무 실태를 알리고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목적을 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자살, 돌연사 등으로 직원 3명이 숨진 넷마블 사태가 이번 토론회의 핵심 사안이다.

지난 6일, <경향비즈>는 지난해 노동건강연대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도해 게임업체 종사자들의 살인적인 근무 환경에 경종을 울렸다.

해당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545명 중 166명(30.6%)이 한 번 출근해 ‘36시간 이상’ 근무했다고 답했으며, ‘52시간 이상’ 연속 근무한 경험도 13.6%(74명)에 달하는 등 응답자들의 절반 이상이 고된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대부분은 추가 야근 수당을 받지 못했으며, 1주일 기준 야근 횟수에 대해 절반 가까운 47.3%가 ‘3회 이상’ 야근한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넷마블 관계자는 넷마블 재직 여부 확인 없이 설문조사를 이뤄졌기 때문에 정확성과 신뢰성이 결여된 결과라는 입장을 취했다.

넷마블은 본사와 계열사 20여곳에서 야근과 주말근무를 없애기로 했다고 8일 공식 입장을 내놨다.

넷마블은 최근 열린 경영진 협의체인 ‘넷마블컴퍼니 2월 정례 경영 포럼’에서 일하는 문화 개선안을 오는 13일부터 의무적으로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개선안은 야근·주말 근무를 없애는 것은 물론 근로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탄력근무제를 도입했다. 아울러 주말 근무한 구성원에게는 대체휴가가 제공된다.

또 퇴근 후 상급자가 메신저로 직원에게 업무 지시를 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이같은 넷마블 측의 근무 환경 개선안은 때늦은 감이 있다.

이미 게임업계에서는 넷마블을 ‘격무의 아이콘’으로 꼽을 정도로 야근이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넷마블 직원들의 잇단 사망 소식은 게임업계에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지난해 11월21일 넷마블 자회사인 네오 소속의 게임 개발자 A(여, 29) 씨가 돌연사한 것을 비롯해 같은해 10월, 넷마블 소속 개발자 C(남, 37) 씨가 사내 횡령으로 징계를 받은 후 넷마블 사옥 옥상에서 투신해 숨졌다.

지난해 7월에는 넷마블 모바일 게임인 ‘길드 오브 아너’의 그래픽을 담당했던 B(남, 30대) 씨가 사우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잇단 직원들의 사망에 대해 넷마블 측은 과로사 및 업무환경과 관련성이 없다며 산업재해 혐의를 강력 부인한 바 있다.

넷마블 서울 구로 사옥은 야근 때문에 불이 꺼질 사이가 없다는 이유로 ‘구로의 등대’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다.

논란이 되자 넷마블은 창 안쪽에 설치된 블라인드를 내리고 근무하는 고육지책을 쓰기도 했다.

한편 넷마블은 모바일 대표작 ‘리니지2: 레볼루션’, ‘모두의 마블’ 등의 흥행에 힘입어 지난해 연간 매출 1조5061억원에 영업이익 2954억원을 기록했다.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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