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최근 주춤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단기적 현상일지, 집값 하락 신호일지 시장 참여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더욱이 내년은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시장, 학계 등 부동산 전문가들과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현재 부동산 시장을 진단하고 내년 상황을 전망해 본다. <편집자 주>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내년 수도권 집값은 올해만큼 급등하진 않겠지만 주택 공급이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에 올해 10% 정도는 아니여도 5% 가량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난 12일 경기 성남 분당구 부동산R114 본사에서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윤 연구원은 “세금 중과 이슈 등으로 시장에 매물이 나오기 여전히 어렵고 내년 수도권 입주 물량도 올해보다 더 적은 수준”이라며 “지금의 시장환경은 수급 요인에 기인하고 있어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에 따르면 전국적으로는 내년 입주 물량은 30만 2000가구로 올해보다 5.4% 늘어나지만, 전국 집값을 선도하는 수도권은 내년 16만 1000가구로 올해(16만 4000가구)보다 오히려 2.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셋값은 매매가격보다 상대적으로 더 크게 오를 수 있다"고 윤 연구원은 분석했다.

그는 “계약갱신청구권에 따른 계약기간인 4년(2+2년)이 끝난 물량들이 내년부터 시장에 나오면서 전셋값은 매매가격보다 상대적으로 두 배가량 더 높은 상승 폭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현재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주춤한 것에 대해선 정부의 대출 규제와 금리인상, 고점인식 등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의 인위적인 대출규제 정책이 장기적으로 효과적인 수단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연구원은 “현 정부가 추진했던 대출, 세금 관련 수요억제 방안이 시장에서 그동안 제대로 작동을 못 해왔다”며 “공급도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효과적인 수단으로 작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부동산R114에 따르면 정부가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대출 금지를 발표했을 당시 서울에서 전용면적 85㎡ 초과 대형 아파트의 가구당 평균 매매가격 시세가 14억 7934만원이었지만, 이후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며 지난해 말에는 16억 9641만원을 기록했다.

그는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선 시장 내 거래 회전율을 높이고 충분한 공급 믿음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연구원은 "현재 부동산시장은 시장 내 주체인 정부, 공급자, 수요자가 모두 동상이몽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에 공급이 충분하단 인식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윤 여군원은 또 "징벌적으로 세금을 부과하던 것을 완화해 시장 회전율을 높이고 20·30세대가 주축이 아닌 40대 이상이 자금 마련을 통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단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윤 연구원은 대선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주택공급 정책에 대해선 방법론적인 차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두 대선 후보의 부동산 공약은 5년 임기 내 250만 가구로 공급 목표가 동일하다. 실현 방안을 보면 이 후보는 기본주택 등 공공주택 확대를 강조하는 반면 윤 후보는 민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해법으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윤 연구원은 “두 후보 모두 공급확대라는 목표가 같지만, 방법론에서 차이를 보인다”며 “시장 상황에 맞는 정책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