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최근 주춤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단기적 현상일지, 집값 하락 신호일지 시장 참여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더욱이 내년은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시장, 학계 등 부동산 전문가들과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현재 부동산 시장을 진단하고 내년 상황을 전망해 본다. <편집자 주>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사진-직방)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사진-직방)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내년은 올해보다 집값상승이 둔화되고 거래량 감소가 지속될 전망입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31일 본지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함 랩장은 최근 집값상승세가 주춤한 원인에 대해 “집값이 고점에 가까워졌다는 인식 확산과 함께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시중은행 대출 금리 인상 등이 맞물리면서 부동산 시장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넷째 주(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3.5로 지난주 93.9에 비해 1.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19년 9월 16일 93.0을 기록한 이후 2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11월 셋째 주(15일) 100 밑으로 떨어진 후 이번 주까지 7주 연속 매도자가 많은 상태다. 

함 랩장은 “거래량이 꾸준히 줄고 유동성 축소와 금리인상이 동반되며 시장 변곡점에 가까이 가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내년 집값은 올해보다 가격상승이 둔화되고 거래량 감소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급락보다는 숨 고르기 장세나 양극화 장세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세 시장과 관련해서는 매매가보다 상승률이 높을 것이고 전망했다. 계약갱신청구권에 따른 계약기간인 4년(2+2년)이 끝난 물량들이 내년 중반 이후부터 시장에 나오면서 전세시장 불안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아파트 입주 물량이 감소하는 서울의 경우 불안이 더 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함 랩장은 “내년 중반 갱신계약이 종료되면 임대료가 크게 인상될 수 있다"며 "특히 내년 아파트 입주물량이 감소하는 서울의 경우 정비사업 이주가 발생하는 곳이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된 지역에서 임대차 가격 불안이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직방에 따르면 내년에 서울은 아파트 입주물량은 1만8148가구로 올해보다 약 14% 감소한다.

함 랩장은 마지막으로 차기 정부에선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규제지역의 서열·일원화 △거래세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함 랩장은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 분양가상한제적용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 미분양관리구역 등 규제지역 종류가 많고 대출, 세제, 청약, 거래 등 규제지역 별 규제중첩 문제가 크다”며 “규제를 통합하고 서열화하는 등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시장의 해석도를 높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매물잠김 부작용을 줄이고 거래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보유세는 강화하되 거래에 유발되는 세금은 현재보다 다소 낮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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