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최근 주춤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단기적 현상일지, 집값 하락 신호일지 시장 참여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더욱이 내년은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시장, 학계 등 부동산 전문가들과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현재 부동산 시장을 진단하고 내년 상황을 전망해 본다. <편집자 주>

김병기 리얼투데이 팀장(사진-이현주 기자)
김병기 리얼투데이 팀장(사진-이현주 기자)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아파트가격은 상승 폭 둔화가 확실해 보이며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가격 하락조정기가 올 것 갑습니다. 늦어도 내후년에는 하락기로 전환될 것 같아요”

김병기 리얼투데이 팀장은 지난 17일 서울 강남 리얼투데이 본사에서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팀장은 현재 집값 상승세가 둔화된 원인으로 △오랜 기간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감 △주택담보대출 제한(가계대출총량한도) △대선 변수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 △금리인상 가능성 등을 꼽았다.

그는 특히 금리인상 가능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김 팀장은 “이제 사실상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릴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며 “부동산은 워낙 많은 대출을 일으키므로 금리를 조금만 인상해도 시장에서는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팀장의 말대로 금리와 부동산 가격의 관계는 반비례 성향이 강하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 상환 등의 부담으로 매물이 늘어나는 반면, 수요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0.5~1% 오르면 집값은 1~2% 내려간다.

앞서 지난 8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올렸다. 이에 따라 기존 0.5%던 기준금리는 0.75%로 0.25%포인트 상승했다. 금리가 한번 오르기 시작하면 가파르게 올라 시장의 파장이 클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실제 금융권에서는 금통위가 오는 25일 개최될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0.25% 추가 인상해 기준금리 1% 시대가 다시 도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팀장은 내년 주택분양 물량에 대해선 올해보다 상대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아직 내년 분양물량을 조사한 자료는 없지만, 내년 대출규제를 피해 연말 밀어내기식 분양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올해 하반기 분양물량이 몰리면서 내년에는 상대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실제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이달 전국 분양 물량은 총 6만 164가구다. 이 중 일반 분양은 4만 7509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176.6%(1만 7177가구→4만 7509가구)증가했다.

김 팀장은 내년에 대선이 예고돼 있는 만큼 차기정부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다주택자 양도세 한시적 완화 △주택임대사업자 출구 전략 및 대책 마련 등을 통해 기존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주택자 양도세 강화가 기존 아파트 공급을 묶어버렸다“며 "다주택자들에게 매도할 기회를 줘야하는데 아예 매도하지 못하게 묶어 놓다 보니 수급불균형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주택사업자의 혜택을 늘리는 대신 임대기간(4년→8년, 10년)을 늘린 점도 문제”라며 “주택임대사업자 대다수가 다주택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을 사실상 막아버렸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팀장은 대선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부동산 정책에 대해선 모두 아쉽다고 평가했다. 두 후보 모두 5년 임기 내 250만 가구를 공급한다고 공약했는데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250만 가구를 공급하려면 부지가 마련되야 하고 천문학적인 예산이 일시적으로 투입되어야 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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