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 둔화는 고점 불안감 때문"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최근 주춤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단기적 현상일지, 집값 하락 신호일지 시장 참여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더욱이 내년은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시장, 학계 등 부동산 전문가들과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현재 부동산 시장을 진단하고 내년 상황을 전망해 본다. <편집자 주>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사진-이현주 기자)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사진-이현주 기자)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내년 집값은 올해처럼 가파르게 오르지 않겠지만 상승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난달 30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 교수연구실에서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심 교수는 “최근 집값 상승률이 둔화하긴 했지만 이는 가격이 너무 많이 오른 상황에서 고점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한 것”이라며 “지난해 임대차 2법이 시행된 이후 전세 시장이 한 사이클이 도는 내년 여름까지는 전셋값 때문이라도 집값은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내년 전세시장의 불안은 매매시장을 자극하는 주요 변수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8월부터 본격 시행된 임대차 2법의 수혜를 본 임차인들의 신규계약 시기가 내년 여름에 도래하면서 전셋값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임대차 2법은 기존 임대차계약을 2년 더 연장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과 이때 임대료 인상률을 5% 이내로 제한하는 전월세상한제를 말한다. 집주인들이 지난 4년 동안 정체됐던 가격을 신규계약 시 한 번에 올릴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과 관련해서는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않을 것이라고 심 교수는 설명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정례회의를 열고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1.00%로 0.25%포인트(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심 교수는 “금리 인상이 집값하락의 압력을 주긴하지만 지금은 상승압력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 정도 수준의 인상으로는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를 3~4% 정도 올리면 큰 영향을 주겠지만 거시경제를 살려야 하므로 단기적으로 급격하게 올리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내년 집값 상승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곳으로 경기도를 꼽았다. 서울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데다 대출 규제 등으로 진입 문턱이 높아지면서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심 교수는 “서울에서 집을 구하지 못해 경기도로 밀려난 사람들, 특히 전세난민들이 경기도 지역 쪽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경기도 지역에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차기정부에선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취득세·보유세(종합부동산세)·양도세 완화 △민간공급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심 교수는 “문 정부가 부동산을 그동안 시장의 관점보다는 정치의 관점으로 바라 본거 같다”며 “취득세·보유세(종합부동산세)·양도세 등 과도한 규제들로 인해 왜곡된 부동산 시장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공공주도로 공급정책을 하고 있는데 공공뿐만 아니라 민간도 공급의 파트너로 삼아 주택공급을 극대화다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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