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서열 10위권 중 8곳 포함, 불출석 의사 밝힌 총수 아직 없어
탄핵소추안 “박 대통령, 안종범 수석에 지시해 총수 독대 전 당면현안 받아”

작년 7월 24일 박근혜 대통령이 주최한 창조경제혁신센터장과 지원기업 대표 간담회 모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최순실 게이트'로 삼성과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 총수 9명이 한날 국회 국정조사 특위 증인으로 출석한다. 한 명만 국회 증인으로 출석해도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거물급 총수 9명의 동시 출석에 재계가 긴장하고 있다.

오는 6일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1차 재벌총수 청문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출석한다. 

삼성그룹부터 한진그룹까지 재계 서열 10위권이며, CJ그룹은 서열 12위다. 대기업 총수들은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국회 국정조사장으로 출석할 예정인데, 불출석 의사를 밝힌 총수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과 재계는 이날 재벌총수 청문회에서 폭탄발언이 나오거나 기업 이미지를 크게 훼손할 가능성, 뇌물죄 성립 여부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탄핵소추안 “박 대통령, 안종범 수석에 지시해 총수 독대 전 당면현안 제출받아”

지난 3일 야 3당과 무소속 의원 171명이 국회에 제출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에는 박 대통령의 지시로 총수 독대가 진행되고,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기부와 함께 그룹별 당면현안이 처리된 의혹이 담겨 있다.

A4 42쪽 분량의 탄핵소추안을 살펴보면, 박 대통령은 작년 7월 24~25일 7개 그룹 회장과 단독면담을 하기 전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 지시해 각 그룹의 당면현안을 정리한 자료를 제출받도록 했다. 

탄핵소추안을 작성한 의원들은 당시 삼성그룹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헤지펀드 엘리엇의 반대가 심하다’, 현대차그룹의 ‘노사 문제로 경영환경이 불확실하다’ 등의 내용이 안종범 전 수석을 통해 박 대통령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그룹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주요 계열사를 통해 204억원을 기부했다. 

탄핵소추안에는 박 대통령의 감독을 받는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작년 6월 국민연금 의결권행사 전문위원들에게 전화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해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했다고 적시돼 있다. 현재 문 장관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재직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두 재단에 128억원을 기부했는데, 제품검증 없이 최순실 씨 지인의 회사인 KD코퍼레이션에 수의계약으로 10억원 상당의 원동기용 흡착제를 납품해 의혹을 받고 있다. KD코퍼레이션의 이모 대표는 최순실 씨에게 계약 체결 부탁이나 성사 대가 명목으로 2013~2015년 시가 1162만원 상당의 샤넬백 1개와 현금 등 5162만원 상당의 금품을 줬다. 

최 씨가 실소유주인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의 경우, 올해 4~5월경 현대차에서 70억6627만원 상당의 광고 5건을 수주 받아 9억1807만원 상당의 수익을 올렸다.

롯데그룹은 두 재단에 45억원을 기부했다. 탄핵소추안에는 롯데그룹이 작년 11월경 면세점 특허권 심사에서 탈락해 사업권을 상실했다가 올해 4월 관세청이 서울시 면세점 4개소 추가 선정 계획을 밝힌 후 사업권 특허신청을 했다는 문제가 포함돼 있다.

또한 경영권 분쟁과 비자금 문제 등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던 롯데그룹은 지난 10월 신동빈 회장이 기소됐는데, 추가로 70억원을 기부했다가 검찰의 압수수색 하루 전날 추가 기부금액 70억원을 돌려받았다.

LG그룹은 작년 7월24일 구본무 회장이 박 대통령을 독대한 후 LG전자와 LG화학 등을 통해 두 재단에 78억원을 기부했다. 

GS그룹은 GS건설과 GS칼텍스 등을 통해 두 재단에 42억 원을,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이 대통령을 독대한 후 대한항공을 통해 미르재단에 10억 원을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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