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기업硏 “박지원, K스포츠재단 기부증서 날인”...두산밥캣-인프라코어 사내이사도 검증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은 두산의 신주인수권 보유 논란과 K스포츠재단 기부증서 날인으로 사내이사 재선임 반대가 권고됐다.

28일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두산중공업이 자사 대표이사이자 그룹과 두산의 부회장인 박지원 사내이사의 재선임안을 상정했는데, 박지원 부회장은 두산중공업의 최대주주인 두산의 최대주주라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1999년 두산이 해외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했고 이중 신주인수권만 지배주주 일가가 인수했는데, 박지원 부회장은 신주인수권 26만9562주를 인수했다며 경영권 승계를 위한 특혜라는 비판이 제기돼 2003년 지배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던 신주인수권을 전량 소각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두산중공업은 작년 4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설립을 주도한 K스포츠재단에 4억 원을 출연했는데,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출연금 할당 강제모금 일부로 강요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향후 수사를 통해 뇌물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소는 박지원 부회장은 두산중공업의 K스포츠재단 출연증서에 날인한 장본인이라며, 강요에 의한 기부라 해도 회사 재산을 정당하지 않은 용도로 사용하고 정경유착으로 회사 평판을 훼손한 책임이 작지 않다고 꼬집었다. 

두산건설 사장을 역임했던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에도 두산중공업의 K스포츠재단 출연증서와 관련한 책임으로 반대를 권고했다. 

또한 연구소는 소형건설장비 업체인 두산밥캣의 김회선 김앤장 변호사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신규 선임안에 반대를 권고했다. 

김회선 변호사는 서울서부지방검철창 검사장, 법무부 기획관리실장, 국가정보원 제2차장, 두산건설과 두산중공업 사외이사, 새누리당 국회의원 등을 역임했는데, 국회의원 임기를 마치고 이번에는 다시 두산밥캣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김회선 변호사는 검찰을 떠난 후 김앤장으로 이직해 두산그룹 형제의 난에서 박용성, 박용만 등 두산그룹 회장들의 변론을 맡았고, 이후 두산건설 사외이사로 선임됐다가 국정원 차장으로 인선돼 두산건설 사외이사를 그만뒀다. 국정원에서 사임한 직후 다시 두산중공업 사외이사가 됐고 새누리당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며 두산중공업 사외이사도 그만뒀다는 것. 

김회선 변호사의 두산그룹 계열사 사내이사 역임 자체가 문제는 않지만, 본인의 상황에 따라 수차례 여러 두산그룹 계열사의 사외이사에 선임하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는 지적이다. 

이어 두산밥캣 사외이사는 3명인데 김회선 변호사를 신규 선임하면 총 4명으로, 기존 백창훈 변호사도 김앤장 소속이라 다양성과 독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김회선 변호사의 경우 1955년생으로 경기고를 졸업했는데, 두산그룹 총수일가인 박용성 전 두산 회장(1940년),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1943년생),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1955년생) 모두 경기고 출신이라는 점도 반대 권고 사유로 꼽았다. 

김회선 변호사가 소속된 김앤장은 최근 두산밥캣 IPO 자문, 두산밥캣의 최대주주인 두산인프라코어의 공작기계 매각 대리, 두산건설의 HRSG(배열회수보일러) 사업부문 GE 양도거래 대리 등 최근 3년 내 두산밥캣과 최대주주 등에서 자문계약과 법률대리 등을 수행해 독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도 설명했다.

건설기계와 엔진 사업을 하는 두산인프라코어는 판사 출신인 정병문 김앤장 변호사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신규 선임안에 반대를 권고했다. 

김앤장이 두산인프라코어의 공작기계 사업부문 매각 대리 등 두산그룹 계열사들의 다양한 법률 자문을 제공하고 있어 독립성 훼손 우려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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