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세아그룹과 시너지 예상
리스크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도 기대
여전한 해외건설 및 리모델링 강자 입지

김석준 쌍용건설 대표이사 회장(사진-쌍용건설)
김석준 쌍용건설 대표이사 회장(사진-쌍용건설)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쌍용건설은 올해 글로벌세아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을 예정이다. 이에 쌍용건설을 이끄는 수장 김석준 대표이사 회장은 글로벌세아그룹과 시너지를 높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쌍용건설이 글로벌세아그룹과 함께 건설명가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16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세아그룹은 지난달 쌍용건설 실사를 완료하고 이달 중 인수가격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글로벌세아그룹은 세계 최대 의류 제조·판매기업 세아상역을 주축으로 한 회사다. 지난해 매출 4조250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1위의 종합제지업체 태림페이퍼, 친환경 에너지 기업 발맥스기술 등 10여 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인수 작업을 위해 글로벌세아그룹은 올해 초 쌍용건설 최대 주주인 두바이투자청(ICD) 측에 쌍용건설 인수를 위한 입찰참여의향서(LOI)를 제출하고 지난 6월부터 8월 초까지 실사작업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주식매매계약(SPA)을 위한 인수자금도 산업은행으로부터 인수금융 대출로 약 1000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세아그룹은 이번 대출 자금과 보유금을 합쳐 두바이투자청이 보유한 지분 99.95%에 대한 SPA를 이달 중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예상보다 1~2개월 정도 늦어졌지만 인수 절차는 큰 차질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9월에는 SPA 체결을 완료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이 성사된다면 쌍용건설은 국내에서는 글로벌세아 그룹 관련 공사와 유통 관련 건설사업 진출, 각종 민간개발사업, 주택 및 호텔사업, 플랜트 관련 사업 등을 추진할 수 있다. 

해외사업에서도 성장이 예상된다. 글로벌세아그룹이 진출해 있는 중남미 국가 등에서 철도, 도로 등 인프라·발전 사업과 도시개발사업에도 다양한 재원과 투자방식을 도입해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글로벌세아의 해외 법인 및 네트워크와 연관된 시공 참여도 가능하다.

그룹 건설 계열사 간 시너지도 예상된다. 국내외 오일 및 가스시설, 발전소, 신재생 에너지 EPC(설계·조달·시공)사업에 강점이 있는 세아STX엔테크와는 S-oil 온산 프로젝트 EPC 경험을 보유한 쌍용건설과 국내외에서 상호보완 성격이 있다고 쌍용건설 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LNG,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인 발맥스기술과의 제휴는 한국가스공사가 추진하는 평택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에 시공사로서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참여 중인 쌍용건설이 친환경 에너지사업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기반의 친환경 건설사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이끄는 쌍용건설이 건설명가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지난 1998년 쌍용그룹 해체 이후 2002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관리를 받았으며 2015년 두바이투자청에 매각됐다.

이후 두바이에서만 9건, 약 23억달러(약 2조7000억원) 규모의 공사를 수행하는 등 해외 공사에서 시너지를 기대했으나 두바이 경기 침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등에 따른 해외 건축공사 중단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매출은 1조4017억원이며 해외 건축 부문 등에서 110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는 지난해 30위, 올해 33위를 기록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그동안 공기업 성격의 대주주를 맞이하며 예기치 못한 외부 위기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M&A 가 성공해 24년 만에 민간 투자자인 글로벌세아 품에 안긴다면 회사 발전을 위한 직접투자와 각종 리스크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 회장은 고(故) 김성곤 쌍용그룹 창업주의 차남으로 오너 2세 경영인이다. 대광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78년 쌍용그룹 기획조정실에 입사해 6년 만에 쌍용건설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2015년 이 회사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해 현재까지 쌍용건설을 이끌고 있다. 쌍용그룹 해체 과정에서 오너 경영인 신분을 잃었지만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며 전문 경영인으로 거듭났다.

쌍용건설은 창립이래 전세계 21개국에서 총 167개 프로젝트, 130억 달러(약 18조 895억원)를 수주한 해외건설강자다. 특히 21세기의 기적으로 불리는 싱가포르 ‘마리나 배이 샌즈 호텔’ 등 고급건축과 싱가포르 도심지하철, 싱가포르 남북 지하고속도로 등 고난도 고부가가치 토목공사에 강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리모델링 국내 1위의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도시정비사업, 대형 토목 턴키공사 등 토목 부문에서도 업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국내외 수주잔고를 약 7조원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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