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발자 김 씨, 싼타페 연료펌프.세타2 엔진 결함 등 문제 고발
회사, 자료 무단으로 빼내 외부에 유출하고 반환요구 안 따라
[일요경제=신현석 기자] 최근 출시된 현대차의 준중형 세단 신형 그랜저(프로젝트명 IG)가 사전계약 첫날 1만5973대 계약을 받으며 국내 자동차 판매 사상 최고기록을 세운 가운데, 현대차 결함을 언론 및 미국 교통 당국과 국내 관련 기관에 제보해 ‘내부고발자’로 불리던 현대차 직원이 해고당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 파업과 연이은 리콜 사태로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차는 올 10월 내수판매에서 전년대비 판매량이 30%나 줄었지만, 2일 신형 그랜저 출시 첫날에 국내 기록을 갈아치우며 기세 좋은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현대차의 리콜 은폐 의혹을 언론 및 관련 기관에 알린 직원이 사규 위반을 이유로 해고 처리되면서, 내부고발자를 해고한 것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야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일 현대차는 1991년에 입사해 최근까지도 근무를 해왔던 엔지니어 김 모 부장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이유는 회사 자료를 무단으로 빼내 외부에 유출하고 사측의 반환요구를 따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24일 이를 명백한 사규 위반으로 판단해 해고를 결정했다. 사측은 “징계 대상자는 15일 안에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앞서 김 씨가 업무 수행 중 취득한 사측의 정보를 공익 제보와 무관한 3자나 인터넷 사이트에 그대로 올리고 있다며, 김씨를 상대로 ‘정보 공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국토교통부는 현대차가 작년 6월 생산된 싼타페 차량의 에어백 센서 결함과 관련해 자동차관리법을 위반 혐의로 지난 9월 현대차를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 10월 4일엔 ‘세타2’ 엔진의 소음 및 진동현상과 시동 꺼짐 등에 대해서도 공식 조사에 나섰다.
국토부가 현대차를 고발하기까지 현대차 소속 엔지니어인 김 씨의 제보가 결정적인 근거가 됐다. 김 씨는 지난 1991년 입사해 최근까지 근무한 25년 차 현대차 엔지니어다.
김 씨는 싼타페 연료펌프 결함과 아반떼, 쏘렌토R, i30의 에어백 문제 등을 주장했다. 최근 들어 논란이 되고 있는 세타2 엔진 결함 문제도 김 부장이 제기했다. 그는 지난해 8월 당시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 현대차의 결함을 제보하고, 올 9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10월 자동차연구원 등에 이 같은 내용을 고발했다.
당시 김 씨는 현대차가 세타2 엔진에서 소음이 나는 등 문제로 미국에서 리콜됐는데도 국내 시장에서는 이를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쏘렌토R, i30의 에어백 결함에 대해서도 사측이 이를 알고도 리콜을 실시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가 이에 대해 해명을 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지난 2월 아반떼 에어백 문제가 실제 리콜로 이어지면서 김 씨의 일부 주장이 사실로 드러나기도 했다.
한편 현대·기아차의 안방 사수에 비상이 걸렸다.
현대·기아차의 월간 국내 점유율이 사상 처음으로 50%대로 떨어졌다.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과 수입차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달간 현대·기아차는 8만7220대를 판매했다.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각각 31.9%, 27.0%로, 이를 합산하면 58.9%다.
한때 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은 80%에 육박할 정도였지만, 2014년 처음으로 60%대로 내려앉은 이후 수입차의 상승세에 밀려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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